일상

2025 04 27 이상한 사람을 만나다

걱정의 숲 2025. 4. 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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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방금 있었던 일이다.
 
나는 마트로 오징어땅콩을 사러갔다. 그러나 굳게 닫혀있던 마트의 출입문.
'아.. 오늘 휴일인가보네... 둘째, 넷째 일요일...아...'
아쉬움을 뒤로한채 다른 상점가들쪽으로 걸어가 보았다.
치킨집도 고민해보고 김밥도 고민해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구입하지 못한 채 다시 집을 향하는 골목으로 들어섯다.
그리고 골목 끝에 다다랐을 때 즈음 누군가의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렸다.
 
"저기요"
나는 뒤돌아 보았다. 치킨집을 지나칠때 내 옆을 지나쳐간 여성분이있었는데 그분이셨다. 그 사람의 냄새를 기억못할 수 없었다.
 
"네?"
 
"혹시 남성분이세요 여성분이세요?"
첫 질문부터 충격적이었다. 머리가 펌을 한 상태로 방치해둬서 조금 길긴 하지만.. 도대체 어느 부분이 여성 같은 걸까?
 
"아... 남자인데요..."
 
"제가 지금 남자친구가 있는데요. 질문하나만 해도 될까요?"
 
"아...네"
 
"어떤 다리가 불편하신 할아버지께서 제 팔을 잡고 계신 모습을 남자친구가 봤었어요
이 상황에서 제 남자친구가 의심을 할 것 같나요?"
(자신의 왼손으로 오른쪽 자신의 팔을 잡으며 나에게 설명하였다)
설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눈의 위치를 옮기며 티나지않게 그녀의 상태를 스캔했다.
사실 그 이전에 냄새로 알 수 있었다. 몇일 정도(어쩌면 몇주) 씻지 못한 상태였다는 것을.
입고있던 멜란지 그레이 색의 스웻 셔츠를 보니 많은 오염들이 보였다.
나는 지금 그녀에게 돈을 나눠 줄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나는 일단 대화를 이어갓다.
 
"아니오"
 
"네? 이렇게 팔을 잡고있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아..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 같아요."
 
"제가 혹시 핸드폰을 빌렸었나요?"
 
"아니요"
 
"제가 핸드폰 빌린적 없죠?"
나는 그녀에게 핸드폰을 빌려 준 적이 없다. 한번 더 되물어서인지 내 기억력을 잠시 의심하였다.
아니 나는 그 누구에게도 핸드폰을 빌려준 적이 없다.
아니 요즘은...다들 스마트폰이 없이 바깥을 돌아다니기 불편하므로 그럴일이 흔치 않지 않을까?

궁금해서 찾아 본 스마트폰 보유율 (10대에서 50대까지 99퍼센트 이상이라니...)

 
 
 
"네 없어요"
 
"네...blahblah..."(발걸음을 옮기며)
그녀는 그렇게 많은 냄새를 남기고 떠나갓다.
너무 무서웠다. 혹시 나를 쫒아와서 집 위치정보를 들킬 까봐 집 근처에서 서성이다가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쇽 하고 들어갓다.
 
 
 
 
분명히 나보다 훨씬 어려보이던데...
작년 여름에 다이소에서 만났던 어린 노숙인 커플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세상이.. 뭔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닌가? 내가 나이가 많아져서 노숙인들이 어려보이는 것인가?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던 여성 노숙인 (chat gpt)

 
 
 
근데... 이 일은 한번 있었던 일 같다..데자뷰 인가?
 
나는 길을 걷다 보면 하도 사람들이 말을 걸어서.. 너무나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제사를 지내야해요!' (제사 삥)
'스티커 하나만 붙여주고 가주세요!!' (자선단체)
'차비가 없어서 그런데 혹시 천원만...' (차비 삥)
그 외 수많은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의 길 물어보기..(제대로 알려주지 못한 경우도 많다.)
 
중국어로 물어볼때나 스페인어로 물어볼때가 제일 당혹스러움... 하나도 못알아듣겠..어..
 
경험이 계속 쌓이면서 말걸기 쉬워보이는 외형인 것이 확실해지는 것 같다..
거울을 보면 그래보이지는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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